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佩), 경(鏡), 옥(玉)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히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 대화체입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I.
1. ~ㅂ니/ ~습니 ==> 상대높임 선어말 어미
2. ~요 ===> 상대높임 보조사
1+2 = 높임표현을 사용하고 있으므로 문체로는 경어체라고 합니다.
II.
부분적으로 대화체 형식을 사용하고 있으나 전체적 맥락에서는 독백체에 가깝습니다.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구체적 청자인 <어머니>를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으므로 시적화자는 시적청자인 <어머니>에게 말을 하는 구성으로 되어 있으므로 이 부분은 <대화체 형식>으로 분석합니다. 대화체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화자와 청자가 다르고 반드시 시적 표면에 구체적 청자가 명시되어야 됩니다.
또한 상대높임 표현을 사용하거나 명령형을 사용하는 경우에 화자와 청자가 다르면 <말을 건네는 형식>이라고 합니다. 물론 <말을 건네는 형식> 안에 <대화체 형식>은 당연히 포함되지요.
III.
찾아보니까 대화체라고들 하시던데 대화체는 대화를 듣는 사람의 반응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둘 이상이 있어야 한다고 알고있는데 이 시에는 청자는 어머니로 설정되어 있지만, 어머니의 반응이 없으니 독백체가 더 적절하다고 볼 수 있는 거 아닌가요
===> 시적화자와 청자가 다르며 구체적 청자가 드러나는 경우에는 청자의 반응이 있던 없던 상관없이 <대화형식>으로 구분하고요. 문체로는 <대화체>라고 한답니다. 다시말헤 시적화자가 시적 표면에 등장하는 특정 대상인 청자에게 <말을 건네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는 의미이지 청자의 반응이 있냐 없냐를 기준으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대다수의 대화체 형식의 작품들을 살펴보면 청자의 반응을 요구하지 않는 작품들이 많지요. 그래서 혹자는 <대화체 형식을 사용하고 있으니 독백조에 가깝다>라고 한답니다. 과거 기출문제에서도 서정주의 <추천사>가 출제되었는데 위와 같은 서술적 정의로 질문을 했습니다. 그러나 시적 표면에 구체적 청자가 존재하고 화자와 청자가 다르며 화자가 청자에게 말을 건네는 방식을 사용하면 무조건 대화체 형식이 되는 것입니다.